(매경) 기상예측에도 등장한 AI…`오보청` 불명예 벗을까 (2017.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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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등 이변 잦아 기상청 예보 점점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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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동안 수치예보모델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해오던 수작업의 영역을 AI에 양보해야 한다면 인간 예보관은 그간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할지도 모릅니다.”(김성묵 기상청 전문예보분석관)

최근 기상청은 참나무 꽃가루 관측 자료를 인공지능의 딥러닝(심층학습) 방식으로 분석해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 유발 위험도를 알리는 모형을 개발했다.

인공 신경망을 기반으로 컴퓨터가 여러 데이터를 이용해 사람처럼 학습할 수 있도록 한 결과, 기존 15.9%에 불과했던 꽃가루 고농도일의 위험도 예측률이 69.4%까지 네 배 이상 수직 상승했다.

환경부도 올해 초 인공지능을 활용한 미세먼지 예보 모델을 도입해 현재 63% 수준에 불과한 고농도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를 70%로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23일 유엔이 정한 ‘세계 기상의 날’을 맞이한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기상예보에도 ‘알파고’와 같은 딥러닝 기능을 갖춘 AI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예보 정확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인공지능에 한참 못 미치는 인간 예보관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등 기상 이변이 빈번해질수록 기존 예보 기술이 한계를 드러내고 예보관들이 날씨를 예측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반면, 한국보다 기상정보시스템이 훨씬 앞선 일본에선 사실상 AI 예보관이 탄생하는 등 AI 예보관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일본 NHK에 따르면 IBM 일본법인이 일본 기상청으로부터 기상예보 업무 허가를 받아 일본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상예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형 컴퓨터 ‘왓슨(Watson)’이 방대한 기상데이터를 분석해 앞으로 기상예보를 제공할 것이란 얘기다. 이날 고윤화 기상청장도 기상의 날 기념 연설을 하면서 직원들에게 “4차 산업혁명의 유망기술인 AI, 빅데이터, 드론 등을 업무에 접목해 예보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기상의 날마다 예보관과 직원들에게 “국민 만족을 위해 좀 더 예보 정확도를 높여달라”고 주문하던 기존 패턴이 달라진 셈이다.

실제 조직 내부에서는 꽃가루 관측, 미세먼지 예보 모델 등 AI의 일자리 침투가 속속 현실화되면서 예보관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5년간 기상청의 장마철 예보 정확도는 2012년 52.3%, 2013년 40.1%, 2014년 27.9%, 2015년 49.0%, 2016년 40.0%에 그치는 등 50%를 밑돌고 있다. 예보관의 경험치와 직관에 크게 의존하는 장기예보 정확도는 2014년 기준 36%에 그친다. 선진국들에 비해 예보 정확도가 낮은 반면 국민의 기상정보 정확성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상황에서 AI 기술이 예보 기능 속으로 깊게 침투하며 예보관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고한석 고려대 교수는 “기존 수치예보모델 해석은 초기 오차나 관측 오차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실제 기상상황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딥러닝 기반 기계학습을 통한 예측 모델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묵 기상청 전문예보분석관은 “사람이 수작업으로 하다 보면 자의적이거나 정성적 해석이 들어가기 마련”이라며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자의적 해석에 따른 오류를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완전한 수치모델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예보관들이 해오던 수작업이 더 이상 불필요하다는 얘기다.

먼 미래 일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김 예보분석관은 “수치예보모델의 성능과 관측 자료, 예보관의 역량이 모두 조화를 이뤄 발전해야만 예보 정확도가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07년 발표된 기상청의 연구보고서에도 일기예보의 정확도에서 예보관의 역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8%로 평가돼 수치예보모델의 성능(40%)과 초기 관측 자료의 양과 질(32%) 못지않게 예보관의 능력과 경험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예보관의 역할이 달라질 것이라는 변화의 분위기는 분명하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예보관이 지닌 기존의 경험에 더해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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