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포럼] 중국 과학기술계의 고급 인해전술 (2016.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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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최로 중국의 혁신경제를 논의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중국 국무원 소속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이 ‘중국 신정부의 혁신경제’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발표의 핵심은 중국과학기술발전전략연구원에서 올해 6월 발표한 ‘2015년 국가혁신지수’로 2014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연구개발 투자의 97%를 차지하는 40개국의 혁신 수준을 비교 분석한 내용이었다.

결과를 보면 중국은 40개국 가운데 18위다. 그러나 2년 전 현황을 이야기하는 통계지만 이미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 세계 점유율은 세계 2위인 14.4%로, 1위인 미국과 격차를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지식창출에서도 25만편의 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SCI) 논문과 2010~2014년 633만4000회의 피인용수는 세계 2위, 유효 특허 수는 70만9000건으로 3위, 종합기술 자립도는 2013년 대비 4단계나 높아진 9위였다.

산업적 성과도 필자가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지식집약형 산업 부가가치는 전 세계 12.3%를 차지하며 2위, 2013년 제조업 수출 대비 첨단기술 산업 수출 비중은 27%로 세계 3위다. 정부규제의 기업 부담도는 9위다. 중국이 비교적 양질의 시장과 정책 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혁신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자평이 있었다.

발표자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던 것은 무엇보다 중국의 풍부한 인력이었다. 연구개발 인력 총규모는 8년 연속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질적으로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2008년부터 해외 유명 대학과 연구소, 다국적 기업 또는 금융회사 임원, 해외 창업 경험자 등 55세 이하 해외 박사 취득자 유치를 위해 ‘천인계획(千人計劃)’을 추진하고 있다. 1인당 100만위안의 보조금, 주택, 의료, 교육 등 12가지 혜택을 제공한다. 2014년까지 10차례에 걸처 4180명을 유치했는데, 이는 2015년까지 2000명 유치 목표의 두 배를 넘어선 수치다. 2012년 9월에는 천인계획과 병행해 향후 10년간 고급 인재 1만명을 육성하겠다는 ‘만인계획(萬人計劃)’을 새롭게 시작했다. 대상에는 외국인도 포함되어 있다. 자연과학, 공학 분야뿐만 아니라, 철학과 사회 분야를 포함하고 35세 이하 청년 2000명을 선발해 혁신형 국가 발전을 위한 혁신과 창업의 인재로 육성하겠단 전략이다. 노벨상이 기대되는 세계적 과학자 100명을 유치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지난 7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는 ‘2016 네이처 인덱스 라이징 스타(Nature index 2016 Rising Star)’를 발표했다. 최근 4년 동안 네이처가 발행하는 68개 학술지 논문을 분석한 결과로 전 세계 기초과학 분야에서 떠오르는 기관들을 발표한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100위권에 중국 대학과 연구소 40개가 포함되었고, 그 가운데 1~9위를 중국과학원, 베이징대 등 중국의 대학과 연구소가 차지했다. 그 동안 유치한 인력의 성과를 보면 적지 않은 기여를 한 듯 싶다. 물론 현재보다 미래가 더 무서운 중국이 될 것이란 느낌을 받았다.

중국은 2014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7590달러 수준이지만, 국가혁신지수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1인당 GDP 5만달러 수준의 유럽국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원시형 혁신보다 기존의 성과를 활용한 응용형 혁신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특히 혁신을 위한 혁신이 아닌 독자적, 통합적 혁신 역량 강화에 이러한 핵심인력들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해외 취업을 원하는 과학자나 엔지니어들이 늘고 있고, 주변에 적지 않은 인력들이 떠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우수 인력 유출이라고 걱정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해외 인력을 데리고 들어오지 못하는 우리의 문제는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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