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카풀과 사회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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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정연구원이 발간한 2018년 사회통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회갈등 원인 1위는 ‘개인·집단간 상호이해 부족’(27.5%)이고 2위는 ‘당사자들의 이익추구’(24.8%)다. 2017년 같은 조사에서 3위를 차지한 ‘개인·집단간 상호이해 부족’은 1년 사이 9.9%포인트나 상승해 1위에 올랐고 1위였던 빈부격차(24.9%)는 3위, 2위였던 이해당사자들의 ‘각자 이익추구’(24.1%)는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가 겪는 대표적 사회갈등 가운데 하나는 카풀 이슈다. 지난 3월8일 택시·카풀사회적대타협기구는 평일 출퇴근시간 오전 7~9시, 오후 6~8시에만 카풀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카풀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자가용 영업행위 금지 예외조항으로 타협의 대상은 아니다. 택시업계의 반대로 일어난 사회갈등으로 대타협기구가 조직되고 중재에 나선 것이다. 합의라는 것은 이해당사자 모두의 의사가 일치해야 하지만 카풀업체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만 참여했다. 기본적인 경제주체는 공급자와 소비자다. 그러나 서비스 공급자들만 모였을 뿐 소비자는 대타협기구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 무상카풀을 운영하는 카풀기업 풀러스는 대타협기구의 합의에 대해 “실효성 있는 결론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시민들이 택시가 안 잡혀 불편을 겪는 시간대에 카풀을 투입할 수 없게 돼 유감”이라고 언급했고, 합의안 발표 다음날 서울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기자회견을 열어 합의를 전면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혀 이해집단 내부 갈등도 드러났다.  

신기술과 신서비스가 사회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수용성과 사회적 효과성, 기존 산업계와 공존하는 방안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산업의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 대부분 신기술과 신서비스는 테스트할 기회도 없이 사라져가고, 그 과정에서 사회갈등이 첨예하게 벌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카풀의 사회갈등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앞으로 끊임없이 탄생하는 신기술과 신서비스 도입을 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의 프로토타입으로 작동할 수 있다. 필자가 카풀로 발생한 사회갈등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사회갈등이 최고 수준이다. 2013년 삼성경제연구원 박 준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사회갈등에 따른 경제적 비용을 연간 최대 246조원으로 분석했고 2016년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는 사회갈등 수준이 G7 국가 평균 수준으로 하락하면 2016~2020년 동안 3.0%대 잠재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만큼 사회갈등은 신산업 정착과 국가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설명한다. 

다시 2018년 사회통합실태조사 보고서로 돌아가 보자. 국민들은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중심역할을 해야 하는 집단으로 1위는 정부(41.7%), 2위는 국회(19.3%)를 꼽았다. 사회갈등이 발생하면 정부와 국회가 중심이 되어 상호 이해를 돕고 상생할 수 있는 중재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국민의 바람을 대변한다. 과연 이번 카풀이 불러일으킨 사회갈등을 정부와 국회가 합리적으로 모든 이해당사자가 납득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이번 카풀 이슈의 합의과정을 거울삼아 앞으로 예상되는 신기술과 신서비스에 대한 사회갈등 해소과정과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19031213333136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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