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피플마그넷` 도시간 경쟁, 4차 산업혁명 판가른다 (2016.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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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현규,임성현,김대기,원호섭,박은진,김연주 기자

◆ 4차 산업혁명 성공의 조건 1부 ⑥ / 네덜란드 ‘4차혁명 도시플랫폼’ 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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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만의 특별한 혁신 생태계 모델이 있다면 그건 지역·도시 간 상향식 경쟁과 협력 촉진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방한한 콘스탄틴 크리스토프 프레데릭 아스빈 폰 오라녀나사우 네덜란드 왕자(47)는 매일경제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도시를 플랫폼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루겠다는 전략인데, 여기까지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이 연간 319억원(2016년) 예산을 투입해 전국에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네덜란드도 겉만 보면 이와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마르튼 라머르팅크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이등서기관은 “예를 들면 레이던에는 바이오, 바헤닝언은 농업, 흐로닝언은 데이터, 로테르담은 클린테크 등과 같이 스타트업을 집중 지원할 산업들을 분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꺼풀만 벗겨보면 내용이 한국과 전혀 딴판임을 바로 알 수 있다. 라머르팅크 서기관은 “네덜란드 벤처 생태계와 한국의 차이점을 꼽자면, 한국은 톱다운(하향식)이지만 네덜란드는 보텀업(상향식) 경향이 크다는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네덜란드 정부는 스타트업들끼리 자발적으로 협력과 경쟁이 일어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역할에 집중한다. 콘스탄틴 왕자는 “담당자를 절대 단기적으로 교체하지 않으면서 서비스 수요자들을 위해 항상 모두가 준비된 상태인지를 점검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막냇동생인 그는 네덜란드 벤처지원기관 ‘스타트업델타’ 특사를 맡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 한 곳 한 곳을 도와줄 전담자를 장기적으로 포진시켜 두고 혁신을 가꿔내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고 했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국가 간 경쟁보다 도시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는 중앙정부 운영이 아니라 상향식 지자체 발전 전략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차 연구위원은 “영국 테크시티 캐터펄트 네트워크, 프랑스의 프렌치테크, 중국 창신경제, 미국 스타트업 아메리카 등 정책들을 보면 모두 지역 주도 맞춤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4차 산업혁명 전략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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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네덜란드 민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스타트업 암스테르담’이 제공하는 네트워크 공간에서 벤처기업가와 투자자들이 상담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스타트업 암스테르담]

관건은 도시를 어떻게 상향식 협업 생태계로 만드느냐에 있다. 혁신적 기업가가 등장하면, 자금을 대는 벤처투자자가 붙고, 혁신을 테스트하고 구매하는 대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게 중요하다. 콘스탄틴 왕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 개입 없는 협력과 경쟁 촉진을 강조했다. 그는 “함께해서 강한 것이 있고, 경쟁해서 강한 것이 있다”며 “네덜란드 각 지역들은 협력의 층(layer)과 경쟁의 층을 구분하면서 둘을 함께 도모한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 관련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드는 기업들을 서로 기술적으로 경쟁시키면서도 이 플랫폼을 테스트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환경은 서로 협력하게 만드는 식이다. 대신 공무원, 정치인들 개입은 최소화한다. 콘스탄틴 왕자는 “내년 3월 총선에서 어떤 정당이 승리하건 ‘스타트업델타’는 계속될 것”이라며 “스타트업과 관료 업무 처리 방식은 정반대다. 공무원들과 함께 일하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왕실 일가인 콘스탄틴 왕자의 존재 자체만 봐도 네덜란드가 스타트업을 위한 지역 전략에 얼마나 장기적 관점을 갖고 접근하는지를 엿보게 한다.

정부의 역할은 따로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한국 같은 정부 주도 정책 대신 벤처기업들에 자율성과 세제 혜택을 준다. 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한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도 네덜란드의 강점이다.

라머르팅크 서기관은 “벤처를 하다 실패해도 나쁘게 보지 않는 오픈 마인드가 네덜란드에는 있다”며 “한국에도 이런 점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향식 도시전략 덕에 네덜란드에는 현재 3500여 개 벤처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으며, 이 중 부킹닷컴(Booking.com)을 포함한 90개 정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1000억원 이상 투자받은 벤처기업도 8개가 있다. ‘마스원’이라는 스타트업은 인류를 화성에 보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리즈 1부 끝>

[특별취재팀 = 신현규 차장(팀장) / 임성현 기자 / 김대기 기자 / 원호섭 기자 / 박은진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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