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원의 럭키백]인간보다 나은 로봇, 로봇보다 못한 인간 (2016.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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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원의 럭키백]인간보다 나은 로봇, 로봇보다 못한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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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인간의 리더십을 대신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사이버네틱스(인공두뇌학) 제창자인 노베르트 위너는 “명확하고 지능적인 방법을 활용하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유니버시트칼리지런던(UCL) 토마스 차모로 프레뮤직 교수도 “로봇상사가 인간보다 리더십 측면에서 더 인정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은 리더십을 구성하는 전문성, 논리력, 진실성 추론 능력 등은 그동안 누적된 수많은 기업경영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이같은 학습을 거친 ‘로보 보스’(Robo-Boss)는 어떨까. 최소한 무능하고, 일관성 없고, 주먹구구식이고, 부당한 업무지시를 내리는 일부 문제 있는 인간 상사와 일할 때보다 훨씬 업무효율 측면에서 낫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올해 1월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애머스트 캠퍼스 연구원인 발렌틱 카사닉은 정치 연설문을 작성하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해 큰 이목을 끌었다. 대다수의 정치연설문이 주제와 상관없이 유사한 구조와 형식을 가지고 있다는 데 착안, 약 4000건의 과거 연설문을 정당별, 찬반 의견 별로 구분해 새로운 연설문을 작성하기 위한 머신러닝(기계학습) 교재로 활용했다. 그 결과 인간이 작성한 것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연설문을 만들어냈다. 나아가 AI를 가진 로봇이 정치인을 대신할 수 있을까. 아마도 법과 규범, 윤리와 판단 기준 등을 프로그램화할 수 있다면 가능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최소한의 상식과 판단 기준을 가지고 누구를 위해 작동하는지, 자신이 속한 사회와 국가가 어디인지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고, 무엇보다 사람의 감정 같은 변수의 개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간 정치인보다 훨씬 나은 국정 운영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부 과학자는 “전 세계적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로봇 정치인은 불필요한 논쟁, 정치적 혼란을 줄여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인간이 로봇에게 지배받고 있다는 일종의 굴욕감이 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개입이 전혀 필요없는 로봇세상이 될 것이란 염려는 지나친 기우다. 로봇에게 입력할 윤리적 판단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사회적·국가적 합의를 하는 과정에 인간의 개입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사물인터넷(IoT)과 AI가 결합된 슈퍼 인텔리전스가 만들어져 모든 분야에서 로봇과 기계가 인간을 능가하는 기술의 특이점 ‘싱귤래리티’가 그리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이미 생산현장에선 로봇이 인간을 넘어선 모습이다. 리싱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생산로봇 박스터의 시간당 운영비는 4.32달러(약 5000원)다. 현 미국 연방정부의 최저 시급인 7.25달러의 60% 수준이며, 현재 확산되고 있는 주정부 최저시급이 15달러와 비교하면 불과 30% 수준이다. 박스터는 인간보다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하루 종일 일할 수 있는 전일제 노동자를 평생 고용하는 것과 같다.

1993년 운동화 생산라인을 모두 중국과 베트남으로 이동한지 23년 만에 독일로 복귀한 아이다스는 로봇과 3차원(3D) 프린터 등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연간 40만 켤레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인력 600명을 10명 수준으로 낮췄다.

디지털 생산비가 인간 노동비보다 낮아지기 시작하면서 경제성뿐만 아니라 품질, 생산의 유연성을 가진 로봇과 AI는 공장에선 더 이상 인간을 필요없는 존재로 만들었다. 고용주 입장에서도 인간의 심리적·생리적 특성, 파업과 인금 인상 요구 등에서도 자유로워 당연히 로봇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가트너도 2018년에는 3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로보 보스와 함께 일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모든 분야에선 협력대상이자 서로 비교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인간들은 당연히 ‘인간보다 나은 로봇’을 원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로봇보다 못한 인간”이란 이야기를 듣는 것도 앞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삶에 새롭고 중요한 가치 판단 기준을 세울 채비를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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