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일본의 노인요양시설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40cm 크기의 간병 전문로봇 ‘파르로’. 혼자 있는 노인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말동무가 돼 주고 운동도 권유한다. 우울병 치료와 치매 예방에 사람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서는 인공지능(AI)을 지닌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가 간병 시설 등에서 노인이나 환자를 돌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본 온천 휴양지인 오이타 현 벳푸에 자리 잡은 한 재활센터. 이곳은 한 대학 벤처기업이 개발한 재활치료 로봇을 시범적으로 도입해 쓰고 있다. 야스나가 요시히로 재활 로봇 영업책임자는 “사람이 움직이려고 할 때 뇌에서 나오는 전기신호를 해독해 근육에 전달함으로써 장애인도 걸을 수 있게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일본 도요타는 하반신 마비 환자들의 보행 연습 등을 돕는 AI 재활 로봇을 내년부터 실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재활 로봇 이외에도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로봇의 필요성이 더욱 늘 것으로 보고 2025년까지 1000만 대의 AI 간병 로봇을 배치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멀게만 느껴졌던 AI 기술.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지능정보 사회’가 불현듯 우리 곁으로 찾아오고 있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제기되고 있지만,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우리 삶과 사회를 보다 풍요롭게 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스마트폰의 가상 비서 서비스가 가장 대표적이다. 애플 아이폰 ‘시리’(Siri)나 삼성전자 갤럭시S의 ‘S 보이스’에게 “근처 식당 좀 알려줘”라고 물으면 “다음은 식당 정보입니다”라며 이용자 근방에 맛집 리스트를 보여준다. 삼성전자 AI 연구 총괄 이근배 전무는 “AI 기반 지능형 비서가 앞으로 스마트폰처럼 대중활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스마트홈에 적용됐고, 가족들이 생일파티를 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AI는 이 상황을 인식해 가장 알맞은 조명을 연출하고 음향기기로 분위기까지 바꿀 수 있다.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날씨가 춥네”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온도조절장치가 켜지고 창문이 닫히며 온풍기를 켤 수 있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이 같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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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1200명)과 청소년(500명) 중 응답자 70.5%가 ‘AI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은 “지능정보 사회 핵심기술인 AI는 사람을 도와주고 사람의 일정 부분의 일을 대체할 것”이라며 “앞으로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사회를 어떻게 펼쳐나갈지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