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원의 럭키백] 미래 혁신·선도기업 이미지 심는 효과 노려-휴대폰·전기차·로봇…디자인 대세는 ‘미니멀리즘’ (2015.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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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우주공학을 소재로 삼은 SF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군용 로봇 ‘타스’와 ‘케이스’는 직사각형 막대 4개로 구성된 매우 단순한 구조로 설계됐다.

개봉 첫 주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애니메이션 ‘빅히어로6’에 등장하는 로봇도 마찬가지이다. 극 초반에 등장하는 의료용 ‘베이맥스’는 머리와 몸통, 팔, 다리 모두 하얀 풍선을 만들어 붙인 듯한 모습이다. 어린이들도 쉽게 따라 그리는 미쉐린타이어의 캐릭터 ‘미쉐린맨’을 빼닮았다.

이 로봇들의 공통분모는 단순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강조한 ‘미니멀 디자인(minimal design)’ 또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을 콘셉트로 잡았다는 것이다.

이는 스크린 밖에서도 마주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오사카대 히로시 이시구로 교수가 만든 ‘텔레노이드’는 상대방의 휴대폰 통화 내용에 따라 심장박동을 재현하는 안고 자는 베개 ‘허그비’ 디자인을 원형으로 삼아 개발됐다. 손가락 등 인간의 신체 부위를 모두 배제한 중성적 디자인이 시선을 잡는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인공지능 로봇 ‘페퍼’도 인간의 형상을 본떠 단순화했다.

이 같은 로봇 디자인 트렌드는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생활 속 아주 가까이 있는 컴퓨터·스마트폰에도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이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IT기기 제조사로 애플을 꼽는 데 이견이 없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아이맥, 갤럭시S6, 모델S 내부.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아이맥, 갤럭시S6, 모델S 내부.

지난 1998년, 애플 설립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처음 만든 ‘아이맥’은 케이블 선을 없앤 본체와 모니터 일체형으로 설계됐다. 이어 버튼을 최소화한 ‘아이팟’, 일체형 배터리를 적용한 ‘아이폰’ 등은 잇따라 선보이며 미니멀 디자인을 이끌었다.

IT 기기의 미니멀 디자인은 겉은 단순하나 그 속은 다양한 기능들이 결합했다. 부품의 소형화·전자화·지능화 등이 받쳐준 측면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미니멀 디자인은 산업 전방위로 확산하는 추세다. 기능 버튼을 최소화한 웹 브라우저, 수 십 여 개의 버튼들로 나열됐던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작 장치)를 17인치 LCD에 넣은 테슬라모터스의 전기자동차(EV) ‘모델S’ 등을 관련된 예로 들 수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갤럭시S6’도 이 대열에 합류한 제품이다. 기존 스마트폰에 적용해온 분리형 배터리를 “세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이폰과 같은 일체형 배터리로 바꿔 달면서 이 같은 트렌드를 뒤쫓았다.

미니멀 디자인은 로봇과 IT기기, 자동차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건축과 가구, 패션 분야 등에도 널리 채용되고 있다. 현대 건축의 선구자인 독일 건축인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는 “적을수록 많다”(Less is More)고 말해, 미니멀 디자인이 건축계 대세임을 인정했다.

미니멀 디자인을 반영한 제품이라고 해서 반드시 ‘미래지향적’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이 성향은 강해지는 추세다. 왜 일까.

미래는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혁신과 선도 등의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길 희망한다. 미니멀 디자인에 기반한 간결한 형상은 이런 효과를 얻고자 하는 고도의 심리전 전략이 녹여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제모터쇼에 전시되는 미래형 콘셉카들은 바로 이런 효과를 노린 대표적인 경우이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원한다면 다양한 기능을 집어넣는 데만 집중해선 안된다. 미니멀 디자인을 통해 어떻게 담아낼지 더 많은 아이디어와 고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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