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포럼] 자본주의와 과학기술, 그리고 교육의 미래 (2014. 9. 22)

최근 양극화 심화와 세계적 불경기가 몰아닥친 상황에서 논의되는 자본주의 관련 내용들을 살펴보면, 개인적으론 과거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도 붕괴시키지 못한 자본주의가 중요한 기로에 서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적지 않은 논란이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경제학자인 토마 피케티와 세계적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이 그 핵심에 있다. 이들의 주장은 명확하다. 피케티 주장은 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일을 해서 버는 노동소득보다 주식, 채권, 예금, 주택 등의 소유로 벌어들이는 자본소득 성장률이 더 높아 사회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의 주장도 흥미롭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전하면서 생산비용이 떨어지고 대부분의 재화와 서비스가 거의 공짜가 되면서, 공유경제 시대로의 전환을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가 주도한다는 것이다.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으로 토마 피케티는 글로벌 자본세 등 부자들의 증세를 제시한 반면, 제러미 리프킨은 비영리부문의 역할 확대와 성장을 통한 공유경제의 확산을 이야기하고 있다.

토마 피케티는 불평등의 원인을 세계화와 기술발전 등에 따른 노동력 수급의 변화로 말하며, 각자 다른 능력을 갖춘 노동자들 가운데 기업이 필요로 하는 노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울수록 임금의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당연히 양극화 해소의 대안으로는 과학기술과 교육을 말한다. 제러미 리프킨도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가 결합한 혁신적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재정의되며, 직업 유형과 노동시장이 가장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과학기술이 자본주의 경제와 사회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오랜 시간 논의되었고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현재보다 혁신적 기술이 사회와 근접해 진보하면서 인간의 기능을 대체하는 연구가 급속히 진행된 시기도 드물었다. 더구나 과거에는 농업을 떠난 사람들이 제조업이나 서비스로 이직이 가능했지만, 끊임없는 생산성 향상을 요구하는 현재에는 제조업이나 서비스 업종에서 이직할 대상을 찾기도 힘들다. 이미 공장 자동화를 통해 인력을 감축한 제조업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로봇과 3D 프린팅 기술을 경쟁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대표적 서비스 업종인 택시와 물류업계도 무인자동차와 무인비행체 드론의 상용화가 임박했다.

이제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따라 언론 기사 작성, 투자의사 결정, 의료, 카운슬링, 환자 보호 등의 분야를 위한 로봇들이 개발되고 실제로 투입되고 있다. 자동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20년 내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이란 옥스퍼드 마틴스쿨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의 분석도 있었다.

자본주의 하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은 고용은 줄어들면서, 전환가능한 직종도 점차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결국 제러미 리프킨이 말한 일하는 방식의 재정의가 필요하며, 필연적으로 토마 피케티가 언급한 불평등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문제의 대안은 과학기술과 교육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미래에 어떻게 세상과 시스템들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를 가르치고, 새로운 직종을 이끌고 나갈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시스템 설계에 대한 본격적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 사회에 2015년 문ㆍ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과학적 소양을 가진 인문학자도,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과학기술자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교육과정 개편의 핵심은 교육계만의 논의 사항이 아니라 과학기술, 경제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야할 우리의 미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전략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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