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포럼] 사물인터넷 시대 앞둔 한국, ‘따뜻한 기술’로 앞장서야 (2014. 4. 2)

최근 국내외 언론에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사물인터넷(IoT)이다. 인터넷 연결 대상이 사람 중심에서 모든 사물로 확대되면서 예상되는 보안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물인터넷이 불러올 초연결사회 혁신에 대한 기대가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이미 세계 산업계와 경제계의 관심은 IoT 경제 시대 진입의 선도 분야인 착용 가능한(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을 중심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나이키는 신체활동을 측정하는 손목 밴드인 ‘퓨얼밴드’로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했다. 미래 정보기술(IT) 패권을 좌우할 스마트카 시장에는 완성차 업체들뿐만 아니라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LG전자 등 IT와 전자업체들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대표적 전기차 업체로 과감한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 테슬라 모터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도 거세다. 구글은 지난해 8개 로봇회사에 이어 최근 홈오토메이션 벤처인 네스트랩스와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딥마인드 등을 인수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업체인 아마존은 상품 배송을 위한 드론 개발을 선언했고, 페이스북은 게임ㆍ원격진료ㆍ온라인 교육 등이 가능한 가상현실 헤드셋 업체인 오큘러스를 인수했다.

기업들이 끊임없이 혁신적 기술을 개발하고 인수합병을 하는 목적은 두말할 필요 없이 IoT 등 미래 기술 포트폴리오 구성과 기업의 영속성 확보를 위한 기반 기술 확보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의 관심은 해외 하이테크 기업들의 스타트업과 벤처 인수 규모에 치우쳐 있는 듯하다. 이들이 관심있어 하는 기술들의 공통점이 기술과 기술, 기업과 기업 간 융합이란 보편화된 트렌드를 넘어 사용자들에게 새롭고 가치 있는 경험혁신(experience innovation)을 제공할 수 있는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 기술에 핵심이 있음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IoT 경제 시대의 기업가치 기준도 세계시장 점유율이 중시되던 업종별 대표기업 순위에서 인간의 삶의 형태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 기술 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신하는 능력 기준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대기업이 해외 유망 기업을 인수했다거나 해외 하이테크 기업이 우리나라 벤처 등을 인수합병했다는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고 세계를 감동시킨 혁신적인 사용자경험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접하기 힘들다.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분쟁의 핵심 대상이 사용자경험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분쟁 자체에만 관심이 있었지 사용자경험에 대한 중요성에 대한 관심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다.

우리나라도 IoT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최근 창조경제 민관협의회는 IoT를 13대 미래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발표했고 대통령도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IoT 부가가치를 확보를 위한 철저한 준비와 규제에 대해 언급했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 다행히 무선인터넷 생태계와 시장 형성을 2년 이상 늦췄던 위피(WIPI) 탑재 규정, 내국인에게만 발급됐던 공인인증서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는 액티브액스 의무 사용과 같이 우리나라를 인터넷 갈라파고스로 만들었던 시행착오는 IoT 시대에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정부 역할이 규제를 해소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민간기업 혹은 정부지원으로 개발된 기술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도록 적시적소에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사용자와 시장 수용성을 검증해 전 세계로 확대할 수 있는 과감한 지원 체계가 중요하다.

또한 IoT의 핵심이 인간 중심의 경험혁신임을 감안할 때 IoT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넘어 따뜻한 기술(warm technology)의 종주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인간 특성을 탐구하고 새로운 경험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을 통한 휴먼웨어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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